장 뤽 고다르 '자화상'특별전 『아워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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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뤽 고다르 '자화상'특별전 『아워 뮤직』

<아워 뮤직> Notre Musique
장 뤽 고다르, 2004

4월12일 오늘부터 20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장 뤽 고다르 '자화상' 특별전이 열린다. 고다르의 영화들 중 최근작 세 작품---<JLG/JLG>(1995), <사랑의 찬가>(1999), <아워 뮤직>(2004)---이 상영된다. 군입대를 이틀 앞 둔 오늘, <아워 뮤직>과 <JLG/JLG>를 봤다.

<아워 뮤직>은 전쟁, 그리고 화해에 대해 고다르가 질문하는 영화이다. 이 97분짜리 작품은 왕국1-지옥, 왕국2-연옥, 왕국3-천국 세 부분으로 나뉘어있는데, 1부-지옥에서는 인류가 행해온 온갖 전쟁들, 살인들, 행위들이 몽타쥬-펼쳐진다. 쇼트들은 각각의 정서를 지니고 있는듯 하다.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세계로 빠져들어가고, 지금까지 인류 역사 위에서 펼쳐졌던 '전쟁'의 역사가 인류사의 '지옥'과 같이 존재했던 현실들을 그대로 증명해주는 듯하다. 2부-연옥은 감독인 고다르가 사라예보의 '유럽문학제' 행사에 가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펼치러가면서, 만나는 것들이 펼쳐진다. 고다르는 사라예보의 국제공항에서 5개국어를 통역한다는 통역사를 만났고, 그는 팔레스타인 출신으로 자신의 가족사와 사라예보에 있는 조카 올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올가. 그녀는 이스라엘 출신의 유대계-보스니아인으로 보인다. 신문 기자로, 그녀는 유태인과 팔레스타인인의 화해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또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 성찰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자살이야말로 유일하게 철학적 질문을 가져왔다고 말한다. 3부-천국은 고다르와 올가가 마주치는 어떤 세계다. 그곳은 천국일까? 숲 속을 올가가 헤맨다. 그리고 질문하고, 마주친다.

감독 고다르는 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의에서 이미지와 이미지, 이미지와 텍스트, 삶과 죽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어떤 역사와 다른 역사, 모든 것들이 쇼트와 역쇼트의 관계를 맺으며 서로 반응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발생시킨다고 말한다. 이 장면은 정말 탁월하다. 불가능성의 가능성, 가능성의 불가능성. 콩종크튀르, 장기지속시간대...

이 영화를 온전히 '텍스트'로 설명하고 해석한다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다. 오직 '영화' 그 자체로 존재하는 그 영화가 스스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천재적인 감독의 해석 불가능한, 그러나 화석화되어버리고말 것임이 너무도 분명한 '해석'을 바라지 않는, 이 엄청난 영화의 위엄에 압도되었다! 고다르는 50년간 영화의 숲에서 도를 닦은 산신령처럼 느껴진다. 이미지와 몽타쥬의 산신! 군 입대 하루 전인 내일, 한번더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