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아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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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아케이드

거대도시의 지하 아케이드
아케이드 밖은 암흑과 검은 비 뿐일 것이다
이번이 몇번째인가
아케이드의 막다른 골목에서 H를 다시 만났다

행복한 기대와 두려운 예감이 끊임없이 머리 속에 교차했다
이 혼란은 색맹처럼 세상을 알록달록하게 색칠해주었다
사이키한 루프라이트가 머리 위에 떠돌았다
H와 나는 말없이
지하 아케이드를 계속 같이 돌아다녔지만
옆에 그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어느샌가
내가 조용히 옆을 돌아보았을때
H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때 모퉁이에서 갑작스레 나타난 한 남자
칼을 꺼내들며 달려왔다
나는 과감히 내 가슴을 그에게 들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