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설모

· 1 분 길이

모두들 숨죽여요
순수한 네 영혼이 구역질나는 썩은 잎사귀를 쏟아내는구나
북쪽 산 너머에서 드리우는
먹구름 총알들이 뚫고 지나가도
나무 위로 오르는 너는
자비심도 없이 한가롭게

흩어진 심장을 찾는 나는
오늘도 어색하게 스치는 얼굴들과 뉴스들
차가워진 가슴을
쇠망치 들고 두드린다 억세게도
짖누른다

파시스트들의 천국에서도
네가 오를 나무는 있을테지
입술 아래로 검붉은 피를 흘리며
다음 일요일
새벽 안개를 맞이한다

2008년 8월 28일, 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