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동자가 오늘 또 숨진 채 발견되었다. 재작년 이래 열여덞번째 죽음이다. 끊이지 않는 죽음의 소식에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때 나는 군대에 있어서, tv뉴스를 보고, 진압되는 인터넷 영상을 보고 비통함을 느끼고 울었지만, 그래서 군대 인트라넷의 진보적인 사병들이 모여 만든 비밀게시판에 장문의 글을 썼었지만, 제대하면 다시 무언가,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나 한명이라도 내 위치에서 무언가를 하는것만이 내가 할수있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은 모두 좌절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는 조롱과 썩소만 날리고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구차하게 변명하며 저 자유주의자들과의 통합하겠다고 떠들고 있고 (정말이지 염치가 있는지!!!!!!!!!) 그런 와중에 다시 또 한 명의 죽음.
열여덞번째라니, 열여덞번째라니.
이건 누구에게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현실이다. 아무리 우리가 트라우마를 안고서 살지 않기 위해 "죄책감 갖지말자. 네 탓이 아니야."라고 말하지만, 이 동시대를 살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파렴치한 짓들을 저지르고 있는, 혹은 무관심과 냉소라는 '살인병기'를 휘두르고 있는 우리들은, 모두 이 외면할 수 없는 명백한 죽음들에 시선을 돌려야 한다. 대체 나는 잘 살고 있는건가? 내가 다시 4년여만에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 하나만으로 자기 위안을 삼고 있는게 아닌가?
이 감정을 트라우마로 남기지 않기 위해 발버둥쳐야겠다. 거기서부터가 우리 몫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