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집회 후 짐 가져다놓고 <토리와 리키타> 상영회에 갔다. 마침 다르덴 형제가 방한해 영화 상영 후 GV가 진행됐다.
“종종 영화는 그 자체로 현실을 반영하고 또 이 영화처럼 분노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우리는 영화관 바깥으로 나가면 지극히 국가적인 경계와 자본의 규칙 안에서 살아갑니다. 감독님들은 이런 이질감을 느끼신 적이 없나요? 영화나 영화애호가들이 싫어진 적은 없으신가요?”
이런 우문을 던졌는데 현답을 남겨주셨다. 이런 낙관과 용기가 귀감이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세계에 빠져있다가 영화관을 나가면 또 현실에서 이질감을 느끼게 마련인데요. 저희의 바람은 <토리와 리키타> 같은 경우에 최대한 여러분들의 마음 속과 머릿속에서 남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이제, 극장에 다시 불이 들어오고, 극장 문을 나설 때에도 계속 토리가 생각나고 리키타가 생각나서 이들의 삶을, 단순히 영화가 끝났다고 끝난 게 아니라, 여러분이 생각해줌으로써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영화들 중에는 바로 잊혀지는 영화들도 많이 있지만, 저희가 바라는 <토리와 리키타>는 여러분들에게 조금 더 오래 남아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장 피에르 다르덴
“저는 영화라는 것에 굉장히 많이많이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인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나서 거의 해어나오지 못하는 그런 영화들이 있잖아요. 인물에서든, 영화 스토리에서든. 여러분들에게 이게 좀 위험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그렇게 빠져있다가 길을 가다가 차들이 지나가는데도 그냥 건널 정도로 영화에 굉장히 심하게 몰입하는데, 그런 이야기들과 인물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뤽 다르덴
오랜만에 영화관에 갔다가 반가운 사람들도 만났다. 아름다운 밤.